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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s 다락방
가을, 시작과 함께 끝을 향한다. 잠시 머물러 문득 발길 잡는, 화려했지만 짧은 축제를 끝내고 돌아가는 여울목에서 마지막 남은 열정을 불태우듯 뜨겁게 타올랐다가 설레이던 마음에 아쉬운 이별을 고하고 잔잔한 따스함 하나 흩뿌리듯 떨구고 간다.
자신들이 받아들이기 싫은 말에는 뭐가 진실인지 모르겠다며 외면하고, 자기들이 진실이라고 믿는 말에는 그 말의 진실여부는 상관없이 그것만이 진리라고 주장한다. 그들에게 있어 진정한 이해와 혜안은 없다. 다만 편협된 이기심과 아집과 편견만이 존재 할 뿐.
사람들은 마음 속에 건널 수 없는 길을 하나씩 갖고 있다.분명 누구나 오갈것만 같이 펼쳐져 있음에도 뚜렷이 켜져있는 빨간 신호등에 걸려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머뭇거린다. 그 사이를 쏜살같이 달려 지나가는 판단이라는 버스와 때론 길을 꽉 막고 서 있는 고정관념이라는 트럭, 그리고 매섭고 가차없이 달려드는 비난이란 오토바이가 더욱더 사람들 간의 건너야 할 소통을 가로막는다. 파란 신호등이 켜지는 쌍방통행의 희망을 꿈꾼다는 것, 그건 어쩜 무지개 너머 파랑새를 꿈꾸는 허망한 사막 위 신기루 같은 것 일지도 모르겠다.
데미 무어의 만삭 사진, 존 레논과 오노 요꼬,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세계 각계 각층의 유명 인사들의 사진으로 많이 알려진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전이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중이다.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긋는 벽 따윈 부수고 싶다는 그녀는, 사진 작가로서 상업적 사진도 개인적 사진도 모두 자신 삶의 일부분이라고 말하고 있다.뭐... 당연한 얘기 아닐까? 어떤 사진이건 한 명의 작가의 눈을 통해 탄생하는 모든 사진은 곧 그의 삶, 인생, 사랑, 눈물, 기쁨.... 그 모든 것들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본다. 유명인 사진, 애니의 가족 사진 거의 이 두가지로 구분되고 있는(이 외의 분야 사진 약간) 그녀의 사진은, 솔직히 모르는 타인은 앵글 속에 담을 수 없다는 듯 편협된 피사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