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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s 다락방
그랬다. 예전의 나는 뜨거운 열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뛰는 가슴이 있었고 호기심 가득한 설레임도 컸더랬다. 활주로를 뒤로 하고 날아오르는 비행기나 정겹게 울리고 지나가는 기차의 바퀴소리, 상큼한 바람과 달리는 차의 진동 그대로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길 위에 있을땐 더욱 멀리, 더욱 높이 떠나가고픈 전율로 온 몸이 떨리기도 했었다. 그래서 훌쩍 길을 나서는데 그리 어렵지 않게 마음을 실었다. 그러나 언니를 배웅하는 공항에서도, 막힘없이 시원하게 달리는 도로 위에서도 오늘의 나는, 한때 그렇게 요동치던 심장이 느껴지지 않는다. 언제부터 그리 된걸까? 두려움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덤덤해져버린.....! 어쩐지 울적해지는 이 기분을 도무지 외면할 수가 없다. 그리고 난 그저 지금의 내가 너무도 낯설 뿐이다.
전경련 재직시절, 존경으로 모시고 따랐던 상사이자, 탁월한 능력을 인정 받아 금호그룹과 SK그룹으로 스카웃 되어 사장직과 고문을 거치신 분, 그 분이 퇴직 후 3개월만에 책을 펴 내셨다. 다수의 출판물이 있으시지만 그분께 직접 받아 본 책은 이게 처음이다.ㅎㅎ 그간의 책들은 대부분 경제, 경영 관련 전문서적이지만 이번은 좀 다르다. 나라 얘기, 회사 얘기, 개인적 대.소사도 실려있어 예전 책들에 비해 사람냄새 좀 나는 것 같다.ㅋㅋ 이 분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열정과 뜨거움이 가득했던 순간들. 맡은 일의 결과에 인정받고 자긍심도 만끽해 볼 수 있었던 경험들이 녹아있던 시간들. 사실 개인적으론 결과물 따위보단 진행됐던 과정들이 재미나고 흥미로웠지만...^^ 내 삶에 있어 이 분과..
오후, 세찬 바람에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결국 집구석에 있지 못하고 꾸역꾸역 집 밖으로 기어 나갔다.정신없이 불어대는 세찬 바람, 하늘 높이 뻗어있던 나무들은 그 바람에 갈대처럼 쉬이 휘어지고 하늘의 먹구름은 무서운 속도로 가로질러간다.자연재해.인간의 힘으론 어찌할 방법없는 그 두려움.그리고 그 앞에선 속수무책이 되어버리는 인간의 나약함...
욕심 부리지 않으니 다가온다.내려 놓으니 채워진다. 미움을 버리니 상처 위에 새살이 돋는다.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온전히 내어맡기길 참 잘했다.이 또한 무거웠던 지난 시간들을 버텨내온데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주님 선물임에 감사를 담는다. 이로써 서로의 마음과 생각의 키가, 믿음의 크기가, 신앙의 깊이가 조금은 커졌길 기대하며....
맥 빠진다. 콕 찝어 그렇게 말한건 아니지만 의사의 말의 요지는 이거였다. 난 건강하면 안된단다. 몸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와도 안된단다. 건강할수록, 몸의 기능이 정상이 되어 갈수록 재발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몸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치료(?)를 해야한댄다. 무슨 이런 경우가..... 난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재발의 위험에 노출은 된다 하더라도 몸과 일상 생활의 기능에 있어서의 질적인 삶을 택할 것인가, 아님 그저 재발이라도 막기 위해 몸이 망가지고 고달퍼져도 적극적인 치료에 응할 것인가. 문득, "존엄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이 생각난다....
시골로 내려가 집을 지으면서 땅도 일구어 텃밭을 가꾸고 자급자족하며 사는 부부가 있다. 아직 못 다 지은 집을 함께 지으며 투닥거리기도 하고, 텃밭에서 수확도 하며 그야말로 살 맛 나게 살아간다. 저녁으로 곤드레 밥을 짓고 그 위에 함께 찐 감자도 반찬 삼아. 채소나 나물 한가지, 김치 정도 차려 놓고는 가족이 모여 앉아 감사로운 마음으로 너무나도 맛나게 식사를 한다. 그렇게 하루종일 집 짓느라 일하고 고단한 몸 이끌고 또 식사 준비하는게 힘들지 않냐는 말에 아내는 말한다. 모든 일은 정성이라 생각한다고. 마음을 담아 수고하고 정성으로 다하는 일들, 그럴 수 있음에 기쁘고 또 감사할 뿐이라며 정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말 뒤로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활짝 웃는다. 나는 과연 내..
타인에 대한 배려, 작은 희생. 그것은 억울한 자기 손해가 아니라 이타적 사랑의 한 모습이다. 나로 말하자면 "선뜻" 보다는 "우물쭈물" 나태함이 앞서 버린다. 그런 내 자신이 부끄럽고 싫으면서도 그걸 인정한다고 해서 이 비러머글 정신 상태가 쉬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오늘, 겨우(?) 포토샵 작업을 해서 메일로 넘긴 사진들이 있다. 그 사진을 받은 총무는 이 저녁 시간에 내일 만날 팀원들에게 기쁨을 줄 생각으로 바로 파일을 들고 내달려 현상소로 향한단다. 그것도 아주 신바람나게. 그 문자를 받으며 제일 먼저 떠오른 감정은 "부끄러움"이었다. 난 어떤가? 그런 상황일 때 나 역시 그리도 선뜻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을까? 난, 종종 온갖 핑계와 사정을 앞세워 나 자신의 행함을 게으름 뿐 아니라 귀찮음으로 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