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134)
니모's 다락방
용기는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렵지만 하는 것'이다.과연 나는 내 삶에 필요한 용기를, 그저 두려워하지 않는 것에 그치는가 아니면 과감히 행함 속에서 나아가고 있는가....
장장 4일에 걸쳐 책상 정리를 했다. 정말이지 무척 오랜만이다. 자판도 아래로 넣어 가려지는 모니터 받침대와 서랍함 장만이 한 몫 했다.이렇게 비워져있는 책상 참 좋다. 역시 비운다는건 좋은 일이다. 그런데 저리 치우고 나니 더는 아무것도 올려놓기 싫어진다. 물론 이런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곧 또 어지럽혀지겠지만.비운다는 거... 비우고 나면 다시 채우는게 좋은걸까 아님 계속 비우고 사는게 좋은걸까? 지인이 이런 말을 한다. 비우면 채우고 채워지면 다시 비워내고 또 비워지면 다시 채우고.... 그러는게 좋단다. 흐르는 물처럼.... 그냥 자연스럽게. 내 삶도, 비우려 애쓰고 또 채우려 애쓰는 것 보단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할 줄 아는 융통성과 유연함이 필요할 듯 싶다.
2005년, 교리신학원에서 내가 만든 구유. 조잡하지만 나름 심혈을 기울였던 작품(?)ㅋㅋ. 방학기간이라 신학원은 한산하고, 난 미화부장이라 구유는 만들어야 하고, 미화부원들은 연세 많으신 형제님, 수녀님, 본당 활동에 열심인 언니들이 대부분이라 할 수 없이 나 혼자, 제대꽃꽃이회 종록 언니의 힘을 빌어 겨우 완성.그런데 아늑한 집 모양의 마굿간이 아니라 춥고 어두침침한 동굴로 마굿간을 표현했다고 교무과장님, 곱지 않은 시선 보내시더라는.....ㅡ_ㅡ;;; 그러나 교무과장아줌니.... 그거 아시나요? 베들레헴은 당시 목동들이 동굴을 마굿간으로 사용했다는거. 그래서 동물들은 다른 동물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안쪽으로, 사람들은 동굴 입구에 있었다는 사실을. 중요한건 말입니다... 마굿간이 뭘로 만들어졌냐가 ..
장장 닷새를 효소와 보리차를 주식으로 떼우고, 약 먹느라 한끼만 죽을 끓여 먹었던 지난 닷새. 체해도 너~~~무 체했었나보다.그래도 그닥 먹고픈 것도 없었고, 음식을 봐도 회가 동하지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 속이 안 좋을 땐 가능한 안 먹고 위를 쉬어 주는게 자가치유 능력도 상승되고 좋은 듯 싶다.또 한편으론 먹는게 적어지니 그만큼 몸의 가벼움에 삶도 가벼워지는 것 같이 느껴지고. 가벼움. 가벼운 삶, 내려 놓아 비우는 삶. 지금의 내 삶은 과연 얼만큼의 무게를 지고 가고 있을까. 비워내지 못한 집착으로 자칫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대림시기를 보내면서 다시 오실 아기예수님께 내어 드릴 자리를 위해 그간의 빠져있던 심리적 매너리즘의 묵은 먼지 털어내고 내 마음의 빈자리 마련에 부지런히 빗..
드디어 첫 강의. 시작은 미미했다. 두 번의 연기로 20여명이던 수강생이 11명으로 줄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한 시간에서 수강생의 숫자가 얼마인가는 중요치 않았다. 어쩜 잔뜩 긴장되어 있던 내 마음과 잘해야 한다는, 잘하고 싶다는 강박관념이 당시 나의 가장 큰 함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정 연기로 인해 몸과 마음에 잔뜩 들어있던 힘이 자연스레 빠져나가고 오히려 가볍고 편안해진, 아니 욕심이 포기되면서, 오히려 내어맡길 수 있었고 그러한 나를 통해 하느님께서 그 모든 시간과 모든 과정을 이끌어 주시리라는 믿음이 자리하게 되었으며, 지난 주일의 복음 말씀처럼 나의 그 온전한 믿음이 나를 낯선 상황에서 구원하고 다시 걸을 수 있게 한 계기가 되어준 것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첫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