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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s 다락방
모처럼.. 본문
전화를 들었다.
"수술 후 회복도 잘 됐고 나다니기 시작했어요. 밥 사줘요."
내 뻔뻔한 요구에 오라방은 흔쾌히 "와라" 라며 응해주신다.
마음도 울적했던 탓에 한달음에 달려갔고 넘치도록 재기발랄하게 내 얘기를 쏟아 붓는다.
듣기에 지칠만도 할텐데 내색 하나없이 추임새까지 넣어주시고.
늘 그렇듯 난 열,스무마디, 그리고 돌아오는건 단 한마디로 이루어진 명쾌한 답변.
그 하나에 힘도 솟고, 생각도 정리된다.
그래서 오라방과의 만남은 언제나 상쾌하고 시원하다.
두려움과 불안함으로 멈춰있던 답답함이, 좀 더 비워도 된다고, 아직은 괜찮다고, 낙담하지 말라는 위로로 바뀐다.
덤으로 받은 한꾸러미의 선물.
서울 교구엔 없는, 의정부 교구에서 통용되는 교리수업 책자 한 권.
구해 놔 달라는 부탁도 잊어버리셨지만 그까이꺼 말 떨어지자마자 냉큼 대령하시는 그 진철함이란~ㅋ
거기에 참고 삼아 수업에 도움 될 만한 책자 두권까지.
그리고 그 책값으로 내라며 쥐어주시는 10만원 상당의 상품권.
웬 횡재냐!!!!! 핫핫핫.
그렇게 빈 손으로 가서 난 또 마음도, 두 손도 부자가 되어 돌아왔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 꼭 필요한 무언가를 쥐어준다는 것,
그것이 물질적으로든 심적으로든 나누어주고 배려해 준다는 것,
오라방을 통해서 조금은 특별하고 조금은 남다르게 내어주는 그 기쁨을 조금씩 배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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